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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PC 버전 서비스 종료: 그 배경과 의미
지난 6월 3일, 패션 커머스 플랫폼 무신사는 PC 버전 서비스를 종료하고 모바일 웹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은 사용자 경험과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위한 것이었는데요, 무신사가 PC 버전 서비스를 종료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달라진 이용 환경
모바일 퍼스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비스의 PC 점유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모바일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전체 사용자의 10~20%만이 PC를 사용하고, 1020 세대의 경우 PC 이용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모바일 사용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세 페이지에서 구매 완료까지 이어지는 구매 전환율은 모바일이 더 높지만,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이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모바일과 PC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PC가 소폭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PC와 모바일 기기의 특성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선택의 역설
PC는 넓은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사용자에게는 선택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너무 많은 정보가 주어지면 오히려 결정 장애가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서 수많은 썸네일을 넘기다 결국 아무 영상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과 유사하죠. 이러한 이유로 PC에서의 구매 전환율이 모바일보다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모바일은 화면이 작아 표시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사용자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나중에 PC에서 비교하거나 추가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PC 버전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특정 이용 행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커머스 서비스의 PC 버전 운영 방식
PC 버전을 계속 운영할 경우 높은 유지보수 비용이 문제지만, 이를 버리기에는 아쉬운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커머스 서비스들은 PC 버전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모바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그재그, 에이블리, 하이버 등은 PC 버전을 제공하지 않고 모바일 앱과 웹만 운영합니다. 사용자들은 모바일 버전에 익숙하고, 모든 기능이 모바일에 통합되어 있어 PC 버전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것입니다.
반면, PC 웹이 주류였던 시절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W컨셉이나 29cm 같은 곳은 여전히 PC 버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PC 버전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모바일 버전에는 없는 경우도 많아, PC 버전을 쉽게 없애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운영 효율화의 필요성
PC 버전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서비스가 운영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C와 모바일 버전의 페이지나 기능을 통합하여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죠. 특히 로그인과 회원가입 페이지와 같은 기본적인 기능이 통합 대상으로 많이 고려됩니다
무신사가 PC 버전을 종료한 이유를 살펴보면, 단순히 사용자 경험이나 편의성 문제를 넘어서는 복잡한 상황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신사는 “PC와 모바일에서의 일관된 사용자 경험과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PC 버전을 종료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경쟁사인 29cm와 솔드아웃은 여전히 PC 버전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신사의 결정은 더욱 의문을 낳습니다.
무신사가 2009년 쇼핑몰을 오픈했을 때, 초기에는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다가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 시스템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버전은 자바와 리액트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백엔드와 코어는 여전히 PHP로 유지되었고, 이로 인해 시스템이 이원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고, 기술 부채가 쌓이면서 PC와 모바일 버전 간의 기능 격차가 심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많은 기업들이 겪는 전형적인 레거시 시스템 문제입니다.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점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신사 역시 매출 상승에 집중하다 보니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간과하게 되었고, 결국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무신사가 선택할 수 있었던 두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PC 버전을 자바 기반으로 새로 개발하는 것. 둘째, PC 버전을 종료하고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응형 통합이나 전면 개편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결국 무신사는 PC 버전 종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매출 하락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무신사가 PC 버전 종료의 이유를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용자들은 PC 버전 종료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이러한 괴리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무신사가 좀 더 솔직하게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하고, 사용자들의 이해를 구했다면 사용자들의 반발이 줄어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무신사의 PC 버전 종료는 단순한 결정이 아닌, 복잡한 내부적 문제와 외부 환경 변화의 결과였습니다. 앞으로 모바일에서도 PC 버전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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